“ 매주 목요일마다 당신이 항상 하던대로 신발끈을 묶으면 신발이 폭발한다고 생각해보라.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이런 일이 항상 일어나는데도 아무도 불평할 생각을 안 한다. ”- Jef Raskin
맥의 아버지 -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주도
지브리의 감동을 무대에서 만나다
연극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리지널 투어 관람기


새벽 KTX를 타고 마주한 지브리의 세계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명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오리지널 투어로 내한한다는 소식을 듣고 울산에서 서울까지 긴 여정을 계획했다. 2026년 2월 28일 토요일 오후 2시 공연 관람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던 그날의 동선과 현장 분위기를 상세히 서술한다.
아침 6시 30분 울산역에서 출발하는 KTX에 탑승하여 서울역에 도착하니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지체 없이 택시를 이용하여 예술의전당으로 이동했다. 공연 시간까지 충분한 여유가 있었으므로, 전당 내부 구조를 살펴보고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며 관람을 준비했다. 오페라극장 홀 입장은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허용되며, 12시 30분이 되자마자 1층 예매처에서 첫 번째로 티켓을 수령할 수 있었다.





공연장 인프라, 굿즈 수령과 포토존 활용
이번 내한 공연의 MD(굿즈) 부스는 예매 티켓 소지자에 한해 이용이 제한되었다. 이미 품절된 품목이 다수 존재했으나, 티켓을 조기 수령한 덕분에 사전에 계획했던 프로그램북, OST CD, 기념 뱃지를 원활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1층에는 하쿠의 특성을 시각화한 메인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조명을 활용한 연출이 돋보이며 시각적 완성도가 높다. 관람객의 분산을 위해 2층과 3층에도 각각 독립된 포토존이 운영되었다.

















3층에 마련된 '신들의 온천장'은 사전 예약 굿즈의 수령처인 동시에 전시 기능을 겸하고 있다. 더불어 소원나무 트리와 무료 엽서 배포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치히로가 바닷가에서 신발을 들고 있는 명장면을 재현한 포토존은 관람객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무대 연출 및 좌석 시야 분석
공연은 1부 85분, 인터미션 20분, 2부 75분 등 총 3시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예매한 좌석은 1층 C열 21번 3번이었다. 예매 전 해당 구역의 시야 확보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착석 결과 무대 전체의 미장센을 조망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다만,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 연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오페라글라스 지참을 권장한다. 본 공연은 일본어 원어로 진행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따라서 자막기의 위치와 좌석의 시야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매하는 것이 원활한 관람의 핵심이다. (공연 중 휴대전화 전원 차단 및 커튼콜을 포함한 전 구간 촬영 금지 규정이 엄격히 적용된다.)
아날로그 예술의 극치, 무대와 배우들의 열연
이번 연극이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는 이유는 원작의 판타지적 요소를 CG가 아닌 철저한 '아날로그 무대 장치'와 '퍼핏(인형)' 기술로 구현했다는 점에 있다. 영국의 저명한 퍼핏 디자이너 토비 올리에(Toby Olié)의 기술력이 더해져, 스크린 속 정령들과 요괴들이 인간의 신체 움직임과 결합하여 물리적인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인다.
관람 회차의 캐스팅 역시 원작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입증했다. 치히로 역의 카와에이 리나는 두려움에 떨던 소녀가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해 가는 궤적을 에너제틱하게 소화해 냈다. 하쿠 역의 아쿠츠 니치카는 절도 있는 동선 처리로 캐릭터 특유의 신비로움을 유지했다.
특히 유바바와 제니바 1인 2역을 맡은 타카하시 히토미는 베테랑 배우의 관록을 증명하듯, 탐욕과 포용력이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완벽하게 분리하여 연기했다. 사와무라 료(가오나시 역)의 섬세한 안무적 표현, 만타니 노리히데(가마 할아범 역)의 안정적인 조력자 연기 또한 무대의 입체감을 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압도적인 무대 스케일과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존재로 인해 관람객들조차 이 작품을 '뮤지컬'로 오해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인터파크 등 국내 주요 예매처 역시 마케팅 효과와 대극장 공연 시스템 분류의 편의를 위해 '뮤지컬' 카테고리에서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제작사가 명시한 이 작품의 공식 장르는 '연극(Play)'이다.
뮤지컬은 극의 서사와 인물의 감정을 배우의 '가창(넘버)'을 통해 전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면, 본 공연은 철저하게 배우들의 대사와 신체 연기, 퍼핏 조종으로 서사를 이끌어간다. 11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히사이시 조의 명곡은 가창을 위한 반주가 아닌, 극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BGM)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예매처의 분류와 대중적 인식은 '뮤지컬'일지라도, 작품의 본질적인 예술 형태는 음악이 가미된 '대극장 연극'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커튼콜의 여운과 복귀 여정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커튼콜은 본 관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무대 아래 가려져 있던 11인조 라이브 오케스트라 피트가 공개되고, 히사이시 조의 대표 명곡인 '또다시(Reprise)'가 웅장한 라이브 연주로 울려 퍼졌다. 19만 원이라는 티켓 가격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나, 무대 메커니즘의 완성도와 오케스트라 라이브가 주는 공간감을 고려할 때 그 가치는 충분히 입증되었다.
오후 5시경 예술의전당을 나서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기차 탑승 전 인근 식당에서 매운 낙지비빔국수로 저녁 식사를 해결하며 공연의 여운을 정리했다. 밤 8시 58분에 서울역을 출발한 KTX는 11시 23분 울산역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대기해 둔 차량을 이용하여 자택으로 복귀함으로써 당일치기 문화 기행이 마무리되었다. 물리적인 피로는 수반되었으나,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재현된 지브리의 세계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예술적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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