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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학생과 무궁화호, 그 시절의 기록 |

새 학기 수강신청을 마치고 시간표를 받아 들면, 마음 한구석이 먼저 무거워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네 번, 아침 7시 30분 기차를 타려면 적어도 새벽 6시에는 눈을 떠야 했으니까요. 그 시절 통학길의 기록을, 그리고 그 길을 함께해 준 무궁화호 이야기를 남깁니다.

회사에 다닐 때도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곤 했지만, 출근과 통학은 어딘가 다른 무게로 다가왔습니다. 보통은 출근이 더 고될 법한데, 통학 시간이 워낙 길어 오히려 학교 가는 길이 더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대중교통을 모두 이용해 학교에 닿기까지 꼬박 한 시간 반. 시간이 맞지 않으면 거기에 삼십 분이 더 얹히곤 했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갈지, 자취를 할지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장 큰 벽은 돈이었고, 힘들더라도 통학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매일같이 새벽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나의 든든한 발, 무궁화호


그 길에서 든든한 발이 되어 준 것이 무궁화호였습니다. 오랜 세월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수많은 사람을 실어 나른 기차. 새벽의 피곤함 속에서도, 익숙한 좌석과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은 어딘가 마음을 놓이게 했습니다.


그런 무궁화호도 어느덧 은퇴를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오래도록 이 땅의 골목골목을 이어 주던 기차가 역사 속으로 저물어 간다니, 매일 신세를 지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저 통학 수단이 아니라, 고단한 새벽을 함께 견뎌 준 동료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통학길 곳곳에서는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내가 졸업할 무렵이면 완공된다고 했는데, 막상 그 편리함은 누리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묘하게 아쉬웠습니다. 무언가는 사라지고 무언가는 새로 들어서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를 매일 지나고 있었던 셈입니다.
고단했지만, 분명 그리울 길
힘겨운 새벽이었지만, 돌아보면 그 기차 안의 시간마저 지금은 아련합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마음이 가는 건, 아마 그만큼 함께한 시간이 길어서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