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주 목요일마다 당신이 항상 하던대로 신발끈을 묶으면 신발이 폭발한다고 생각해보라.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이런 일이 항상 일어나는데도 아무도 불평할 생각을 안 한다. ”- Jef Raskin
맥의 아버지 - 애플컴퓨터의 매킨토시 프로젝트를 주도
"허무함이 오는 순간 그걸 이기는 것도 연습"
어떤 순간에 허무함이 찾아온다.

요즘 부쩍 마음이 무겁다. 아니 어쩌면 며칠사이에 마음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겉으로 보기엔 별일 없는데, 속으로는 자꾸만 생각이 많아진다. 출근해서 일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고 모든 걸 무난하게 하고 하고 있어도 이젠 자꾸 허무함이 스며든다.
목차
그래도 버텨야겠지
사람들 틈에서 가볍게 웃고 넘기는 일이 많아졌다. 내 감정이 크게 흔들리는 순간에도 괜히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아 허허, 하하와 같이 실없는 웃음으로 나의 감정을 덮는다.
처음엔 나를 다독이기 위한 방법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웃음이 나를 가볍게 만드는 일처럼 느껴졌다.
"늘 웃는 사람이 진짜 괜찮은 것은 아니다, 때론 웃는 얼굴 뒤에 제일 조용한 슬픔이 있다."
나는 나서서 주목받는 성격은 아니다, 말수가 많은 것도 누군가를 밀어내지도 않는다. 그저 사람들과 조용히 잘 지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을 더 편안하게 여긴다.
아침에 조금 일찍 나오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챙기며 하루를 시작한다. 누구의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누가 봐주길 바랐던 것도 아니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하지만 돌아보면 언제나 조용히 지켜왔던 자리는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쉽게 지나치기도 했다. 그리고 늘, 나보다 조금 더 밝고 가벼운 존재들이 먼저 손에 잡히는 위치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늘 뒷 순서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그럴 때면 마음이 조용하게 젖는다. 내가 부족해서라기보단 보이는 것들이 먼저 선택되는 세상 속에서 조용한 방식은 뒤로 미뤄지는 듯한 씁쓸함이다.
게다가 감정은 늘 한쪽으로만 흐른다. 내가 누군가의 기분을 받쳐주고 말을 받아주고 때론 무례한 말도 웃음과 괜찮아라는 혼잣말을 하며 넘겨야 했던 순간들 그 사람은 다 털어냈겠지만 나는 그걸 끌어안고 퇴근했던 날이 많았다 소리를 내지 않는 쪽이 손해를 보는 세상 속에서 나는 조용히 손해 보는 쪽을 선택했던 것 같다.
어떤 날은 내가 무심코 던진 말 한 줄이 오해가 되어 돌아오기도 했다. 속은 늘 조심하고 있었지만 말투 하나가 사람들의 판단을 좌우하는 일이 생긴다. 그럴 땐 억울함이라기보단 말 한마디로 모든 맥락이 사라져 버린 현실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
마무리
사람들은 종종 조용한 사람을 감정없는 사람처럼 여기곤 한다. 항상 웃고 있다고 해서 속이 편한 건 아니고 아무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다만 내 감정을 다 털어놓고 싶지 않았을 뿐이였다. 내가 슬프고 힘들고 화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감정은 나 혼자 느껴도 충분하닌깐..
가볍게 넘긴 듯 보였지만 속에서는 하루 종일 되새기며 '혹시 내가 뭔가 놓친 건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가장 조용한 물이 가장 깊다. - 월리엄 셰익스피어"
앞으로도 나는 지금처럼 조용히 웃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내 자리에서 나의 속도로 하루를 살아가야겠다. 눈에 띄지 않더라도 지워지지 않고 목소리가 크지 않아도 진심은 전해질 거라 믿으며 오늘도 내 자리를 묵묵히 지켜봐야겠다.
이런 내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그렇게 나는 살아가면 누군가는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
" 난 오늘도 내 자리에서 살아가겠다 "